2024년 10월, 충북 음성군 대소면 미곡리에 위치한 ㈜진양에너지에서 비닐아세테이트 모노머(VAM)가 두 차례 누출되는 대형 화학사고가 발생했습니다. 1차 사고 이후 공장 가동이 중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5일 만에 2차 사고가 반복되면서, 최대 반경 3.5km까지 주민·농작물 피해가 확산되었고 인명 피해도 120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초보 안전관리자의 눈높이에서 이번 음성 화학사고를 정리하고, 누출 물질 특성, 피해 규모, 사고 원인, 행정 대응의 문제점, 향후 건강영향·보상 절차, 하인리히 법칙과의 연관성까지 실무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Ⅰ. 충북 음성 화학물질 연쇄 누출 사고 개요
(1) 사고 일시와 장소
이번 사고는 충북 음성군 대소면 미곡리에 위치한 ㈜진양에너지에서 발생했습니다.
- 1차 사고: 2024년 10월 21일 23시 17분경
- 2차 사고: 2024년 10월 26일 09시 43분경 (5일 간격)
두 사고 모두 동일 사업장에서 발생했고, 1차 사고 이후 공장 가동중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2차 사고가 재발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2) 누출 물질 및 공정 특성
누출된 물질은 비닐아세테이트 모노머 (VAM, Vinyl Acetate Monomer)로, 접착제·코팅제 등의 원료로 널리 사용되는 액상 화학물질입니다. 저장탱크(지하 저장탱크 포함)에 대량으로 보관·취급되던 물질이 탱크 상부 덮개와 통기관 등을 통해 외부로 방출된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3) 누출량 발표 차이와 논란
| 구분 | 음성소방서 발표 | 원주지방환경청 등 자료 |
|---|---|---|
| 1차 사고 누출량 | 약 400 L | 약 10톤 (10,000 L) |
| 2차 사고 누출량 | 약 400 L | 약 4.5톤 (4,500 L) |
| 1차 사고 시각 | 23:45 | 23:17 |
초기 발표와 이후 환경당국 자료 간 차이가 커서 실제 누출량이 초기 발표의 최대 25배 수준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안전관리자 입장에서는 “소방 기준 발표만 믿고 안심해도 되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입니다.
Ⅱ. 누출 물질 VAM(비닐아세테이트)의 특성과 위험성
(1) 기본 물성 및 용도
- 화학명: Vinyl Acetate Monomer (비닐아세테이트 모노머)
- CAS No.: 108-05-4
- 물리적 상태: 무색 투명 액체,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
- 주요 용도: 접착제, 코팅제, 합성수지 등 각종 폴리머 원료
- 위험물 분류: 제4류 위험물 중 고인화성 액체
(2) 화재·폭발 위험
VAM은 고인화성 액체로, 증기가 공기와 섞일 경우 폭발성 혼합가스를 형성합니다. 열·스파크·화염에 쉽게 점화되며, 밀폐공간에서 증기가 축적되면 작은 점화원에도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인체 유해성
VAM 노출 시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호흡기 자극: 목 따가움, 기침, 호흡곤란
- 구토·설사 등 위장관 자극
- 두통, 어지럼증, 피로감
- 안구 접촉 시 화상 수준의 자극·통증
장기간 또는 반복 노출 시 간·신경계 등 장기 손상과 발암 가능성이 지적되는 물질이기 때문에, 누출사고 이후 주민 건강영향조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Ⅲ. 인명·농작물 피해 현황
(1) 인명 피해
사용자 제공 자료 및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인명 피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 총 피해자: 120명 이상 (주민 + 공장 직원)
- 입원 치료: 28명 (26명 퇴원, 2명 입원 중 기준)
- 통원 치료: 70명 이상
- 주민 피해: 45명, 공장 직원 피해: 75명(외국인 포함)
- 주요 증상: 구토, 어지럼증, 메스꺼움, 두통, 호흡곤란, 목 불편감
특히 1차 사고 당시부터 증상이 있었던 주민이 있었음에도, 초기에 “인명피해 없음”으로 발표된 점이 나중에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2) 농작물 및 환경 피해
- 추정 피해 면적: 약 111.6 헥타르 (축구장 약 100개 규모)
- 피해 농가: 269가구 이상
- 음성군: 188가구, 약 62헥타르
- 진천군: 11가구, 약 9헥타르 등
- 피해 작물: 무, 배추, 딸기, 토마토, 멜론 등 노지 + 시설 작물
- 처리 방법: 전량 수거 후 폐기 (섭취 금지)
- 예상 피해액: 최소 20억 원 이상 추정
VAM이 농작물 표면에 흡착되거나 토양에 스며들 가능성이 있어 식용으로 출하하는 것은 금지되었고, 농가에는 수확기 전량 폐기라는 최악의 선택지가 강요되었습니다.
(3) 영향 범위
- 최대 피해 반경: 약 3.5km
- 확산 지역: 음성군 대소면 일대 → 진천군 덕산면 신척산단까지 확산
단일 사업장 사고가 인근 시·군까지 번지는 전형적인 지역 단위 화학재난 양상을 보였습니다.
Ⅳ. 사고 원인 및 조사 진행 상황
(1) 중합방지제 농도 관리 실패
환경당국과 경찰의 합동 조사에 따르면, 사업장 내 VAM 저장탱크 7기 중 2기에서 중합방지제 농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흔적이 확인되었습니다. 농도가 떨어지면서 강한 중합 반응이 일어나 탱크 내부 온도·압력이 상승하고, 결국 탱크 덮개를 뚫고 VAM이 젤 형태로 분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 누출 경로 조사
합동 수사팀은 다음과 같은 설비를 중심으로 현장 감식을 진행했습니다.
- 지하 저장탱크 본체 및 배관, 맨홀, 통기관
- 탱크 상부 덮개 및 플랜지, 패킹 상태
- 환기·배기 설비, 가스 감지기 설치·작동 여부
- 중합방지제 투입·분석 기록 및 경보 설정 값
(3) 1차 사고 후 조치 이행 여부
가장 중요한 쟁점은 1차 사고 이후 사업장·관계기관이 어떤 조치를 했는가입니다.
- 가동중지 또는 부분 조업 제한 명령이 있었는지
- 1차 사고 원인분석 및 재발 방지 대책이 수립·이행되었는지
- 주민 안내·대피·보호 조치가 충분했는지
이 부분은 향후 중대재해처벌법과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근거가 됩니다.
Ⅴ. 행정 대응의 문제점과 법적 쟁점
(1) 늑장 대응·가동중지 지연
1차 사고(10/21) 당시에는 공장 가동중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았고, 2차 사고(10/26)가 발생한 후에야 가동중지 명령이 발령되었습니다. 이 5일간의 공백이 피해를 키운 결정적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2) 인명 피해 축소 의혹
음성군은 사고 발생 3일 후인 10월 24일까지 “인명피해 없음”이라고 발표했으며, 27일 보도자료에서도 21일 사고에 인명피해가 없었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1차 사고 직후부터 주민·근로자 중 구토·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피해 축소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3) 정보 불일치 및 신뢰 훼손
누출량·사고 시각 등 핵심 정보가 소방, 지자체, 환경당국 발표마다 달라 주민 불신을 키웠습니다. 화학사고의 경우 초기 정보공개가 늦어질수록 주민 대피·보호 조치가 뒤로 밀리기 때문에, 향후에는 단일 창구를 통한 통합 브리핑 체계가 필수적입니다.
(4) 법적 쟁점
-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 (인명피해 120명 이상, 사고 반복)
- 화학물질관리법상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사고 대응 의무 위반 여부
- 사고 신고 의무, 주민 고지·보호 조치 미흡에 따른 책임
Ⅵ. 주민 건강영향조사·보상 절차
(1) 건강영향조사 계획
원주지방환경청 주도의 화학사고 조사단은 2024년 11월 25일부터 약 200명을 대상으로 주민 건강영향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조사 대상: 사고 당시 노출이 우려되는 주민 및 근로자
- 조사 내용: 임상 건강검진, 정신건강 평가, 화학물질 노출 영향 분석
- 조사 기간: 화학사고 영향조사는 2025년 2월 이후 완료 예정, 건강영향조사는 완료 시점 미정
(2) 보상 및 지원 현황
- 농가 1차 지원: 221곳, 6,710만 원
- 농가 2차 지원: 79곳, 2,400만 원
- 총 지원액: 약 9,110만 원
- 폐기물 처리량: 약 70만 ㎥ 처리 필요, 처리 비용 상당
가을 수확기에 전량 폐기한 농가 입장에서는 현재 지원 규모로는 생계 보전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본격적인 법적 보상은 각종 조사 결과가 확정된 이후에야 가능해, 실제 보상까지는 수개월 이상 소요될 전망입니다.
Ⅶ. 하인리히 법칙과 이번 사고의 시사점
(1) 1:29:300 법칙의 의미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중대 사고 1건의 배경에는 경상 사고 29건과 무상해 사고 300건이 존재합니다. 즉, 현장에서 반복되는 “작은 이상 징후”와 “가벼운 사고”를 방치하면 언젠가 큰 재난으로 이어진다는 의미입니다.
(2) 충북 음성 사례에의 적용
이번 사고는 1차 사고 이후 근본 원인 분석과 가동중지 등 강력한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5일 만에 2차 사고가 재발한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그 사이에 나타난 각종 냄새 민원, 경미한 증상 호소, 설비 이상 신호 등이 충분히 반영되었다면 피해 규모는 훨씬 줄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Ⅷ. 안전관리자를 위한 실무 체크포인트
(1) VAM 등 고인화성 액체 취급 사업장의 기본
- 중합방지제 농도·투입량을 정기적으로 분석하고 기록 유지
- 저장탱크 온도·압력, 레벨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및 경보 설정
- 통기관·배관·맨홀 등 누출 취약부 정기 점검
- 냄새 민원, 작업자 증상 등 현장 징후를 즉시 관리 회의에 공유
(2) 사고 발생 시 대응 원칙
- 초기 단계라도 가동중지·부분 중지를 우선 검토
- 주민 대상 신속한 문자·방송으로 외출 자제, 대피 요령 안내
- 소방·지자체·환경청과 정보 일원화, 상호 모순된 발표 최소화
- 작은 사고라도 “하인리히 법칙의 300건 중 1건”이라는 인식으로 재발 방지 검토
이번 충북 음성 화학물질 누출 사고는 단순한 지역 사고가 아니라, 우리 산업 전반의 화학물질 관리 시스템과 행정 대응 체계를 되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현장의 안전관리자라면, 숫자와 보도자료 뒤에 숨은 실제 위험을 읽어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내부 시스템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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